우울한 직장

서른여섯 일기 2014.10.22 22:12


빨리 집에 가고 싶은 날..   2014.10.22.

 

 

지난 화요일은 당직 근무 있던 날이였습니다.

 

참고로 검찰청은 지명수배자 관리나 영장청구등의 신병 관리, 변사 지휘 등의 필요성 때문에 관공서의 업무시간 이후에도 반드시 진행되어야 할 일들이 있답니다. 그래서 평일에는 저녁 6시부터 그 다음날 9시까지, 주말 등 공휴일에는 24시간 동안 당직근무자들이 당직실을 지키고(?) 있답니다

 

보통 당직을 서면 6시까지의 하루 업무를 마치고 바로 당직실로 이동해 그 다음날 아침 9시까지 당직실에서 근무한 후, 다시 원래의 보직으로 돌아가 일을 하다 오후 2시 경 퇴근을 할 수 있답니다.

사실 일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이제는 나이가 들수록 육체적으로 부담될 수 밖에 없는지라(밤새워 놀던 그 시절 체력은 이제 안녕...^^;;OTL)  늘 월말에 회사 게시판에 다음달 당직근무표가 뜨면 이번달엔 당직 서는 날이 있을까, 설마 두번이나 배치된건 아니겠지..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하곤 한답니다.

 

이젠 저도 짬밥(?)이 한 9년쯤 되어서 이제는 당직근무자 피라미드 중 제일 마지막 단계인 말석에서 한단계 위로 올라가서 예전보다는 부담이 많이 줄긴 했습니다만, 사람이 원래 올챙이 시절 기억은 빨리 잊어서 그런가 또 한단계 더 올라가고 싶다는 욕망이 스물스물 생겨납니다. ㅋㅋㅋ

 

여하튼 어제는 검거된 수배자와 한바탕 야단법석이 있긴 했지만 그 외에는 평이해서 그나마 다행이였었죠.

사실 당직실 근무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들은 참으로 여러가지가 많은데 공개적으로 쓰기엔 좀 부담이 되네요.ㅎㅎ  그래도 어제 받은 민원 전화 한 건은 살짝 얘기해도 될 것 같은데.. 후배가 받은 민원 전화였는데요 남자분이 묻더래요.. '여자친구가 결혼을 하자고 하는데, 저는 하기가 싫어요. 어떻게 할까요?' 였어요. 술이 취해서 욕설 난무한 전화에 비하면 아주 아주 귀여운 전화였답니다. ㅎ

 

 

근데 오늘은 왜 갑자기 평소에 자주 얘기 않던 회사 이야기를 쓰게 되었는지..써놓곤 왜 썼지.. 생각해봤어요. 사실 이전에도 쓸까 하다 도중에 그만둔 이야기도 있거든요.ㅎㅎ

암툰 그냥 그런 기분이였던것 같아요. 그 기분을 설명하는데 제대로 설명이 안되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는데, 대충 뭐냐면 아마 세상 속에서 엄청 욕 먹고 조롱 당하는 곳에서 근무하는 입장에서 아, 나는 지금 여기서 뭐하고 있는걸까부터 위에서 좀 더 잘하면 안되나하는 원망 그리고 나는 어떻게 잘해야 욕안먹는 회사 만들기에 기여(?)할 수 있을까.. 하는 여러 생각들이 혼재되어 있기도 하고, 여기 오시는 분들에게 검찰청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또 알려드리고 싶기도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. ㅎㅎ 

여기 그렇게 나쁜 곳 아니예요?! ㅎㅎㅎ

 

오늘 유독 길어졌네요. 내일 용돌이 소풍 도시락을 싸기 위해 저는 이만.ㅎㅎ

 

  

 

 

 

  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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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Favicon of https://estherstory.tistory.com BlogIcon 에스델 ♥ 2014.10.23 10:47 신고 ADDR 수정/삭제 답글

    여기 그렇게 나쁜곳 아니예요. 읽다가
    빵터졌습니다.ㅋㅋ
    민원인의 귀여운 전화 내용도 재미있네요...ㅎㅎ

    용돌이 소풍 도시락을 싸느라
    분주한 아침 시간을 보내셨겠네요!
    저는 도시락 싼 날 참 힘들더라구요...ㅎㅎ
    힘내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!

    • Favicon of https://jeena0411.tistory.com BlogIcon 헬로우용용 2014.10.27 22:12 신고 수정/삭제

      ㅎㅎ 굳이 김밥을 고집하는 용돌이 덕분에 이른 아침부터 후다닥 거렸답니다. 이 날은 저녁까지 김밥으로 끼니를 떼웠어요. ㅎㅎ

  • Favicon of http://blog.daum.net/sunanmin BlogIcon 미리별 2014.10.27 14:41 ADDR 수정/삭제 답글

    검찰청,
    저는 무섭게만 느껴지는 곳이네요.
    죄진게 없어도 기가 죽는..ㅎ
    살짝살짝 그쪽 이야기도 좀 들려주세요.^^

    • Favicon of https://jeena0411.tistory.com BlogIcon 헬로우용용 2014.10.27 22:16 신고 수정/삭제

      특민군이 꿈처럼 검사가 된다면 좋겠네요 ^^
      가슴따뜻한 검사가 되서 분위기 쇄신을 좀..ㅎㅎ

  • Favicon of http://blog.daum.net/green-thumb-garden BlogIcon 초록손이 2014.10.27 20:28 ADDR 수정/삭제 답글

    검찰정의 일상...여러가지 일이 있겠구나 싶네요. 당직은 정말 힘들겠어요. 기가 좀 쎈 사람이 근무해야 할 곳인 거 같기도 해요^^

    • Favicon of https://jeena0411.tistory.com BlogIcon 헬로우용용 2014.10.27 22:14 신고 수정/삭제

      사실 성격이 좀 변해간다는 생각도 들긴 해요.. 다들 서로 농담조로 뭐든 의심하는 직업병이 생긴것 같다고도 하구요..^^;;;